
최근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국내 물류와 건설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정부도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2026년 4월 말까지 연장하고 지급 비율을 70%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유류비가 운송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물차·버스·택시 업계의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철거 현장과 건설폐기물 처리업계에 특히 민감하게 작용한다. 철거 공정은 단순히 구조물을 해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해체 이후 발생한 건설폐기물을 분류하고, 수집운반하고, 중간처리장이나 재활용·처분 시설로 옮기는 전 과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덤프트럭과 암롤차량, 집게차 등 운반차량은 물론 굴착기와 로더 등 대부분의 건설기계 역시 경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결국 유가 상승은 현장 전체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국내 경유 가격도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26년 3월 16일 전국 자동차용 경유 평균판매가격은 리터당 1,831.80원이었고, 전날인 3월 15일에는 1,841.17원을 기록했다. 반면 2026년 1월 월간 평균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445.25원이었다.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현장 체감 부담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수준의 상승이다.

문제는 이러한 연료비 상승이 단순히 주유비 증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거 현장에서는 장비 가동비가 오르고,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현장에서는 운반비 부담이 늘어난다. 특히 반복 운행이 많은 덤프트럭과 암롤차량은 유가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 현장마다 거리와 물량, 반입·반출 구조가 다르지만, 경유 가격이 오르면 철거비와 폐기물처리비, 장비 운영비 전반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현장 단가가 유가 상승 속도를 바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많은 철거 공사와 수집운반 계약은 이미 정해진 단가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이를 즉시 반영하기 어렵다. 이 경우 부담은 우선 개인 차주와 영세 운송업체, 현장 운영업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유가연동보조금을 연장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결국 유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문제를 넘어 철거와 건설폐기물 처리, 수집운반, 장비 운영, 공사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겉으로는 기름값 몇백 원 인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운반 차량과 건설기계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그 부담이 누적되는 속도는 훨씬 빠르다. 이 부담이 계속 쌓이면 철거비 상승, 폐기물처리비 증가, 공사비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장에서는 이제 유가 문제를 단순한 일시적 변수로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철거와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업계 전반이 지속 가능한 구조를 유지하려면, 현실적인 유류비 반영과 적정 운반단가, 현장 여건을 고려한 비용 구조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유가 상승의 충격은 결국 가장 먼저 움직이는 차량과 장비,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부터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