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크게 흔들렸던 쿠팡의 이용자 수가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3월 둘째 주 기준 쿠팡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2,828만1,963명으로 집계돼,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수준에 2.8% 못 미치는 정도까지 올라왔다. 한때 2,600만명대까지 내려갔던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반등이다. 쿠팡이 지난 1월 15일 피해 고객에게 최대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한 뒤 이용자 수가 2,700만명대로 올라섰고, 이후 다시 2,800만명대까지 회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흐름만 보면, 한동안 거세게 번졌던 이른바 ‘탈팡’ 분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식었다고 볼 수도 있다. 분명 사건 당시만 해도 소비자 반응은 격앙돼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서비스 불편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자 많은 이용자들이 다시 쿠팡으로 돌아온 것은, 결국 소비자의 분노보다 더 강한 것이 ‘편의성’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빠른 배송, 익숙한 앱 환경, 이미 형성된 구매 습관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다만 여기서 “쿠팡이 완전히 회복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월 기준 3,312만3,043명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고,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127만5,364명, 비율로는 3.7% 줄어든 상태다. 다만 감소 폭은 1월보다 둔화되면서 쿠팡 측도 올해 1분기부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액 측면에서는 더 냉정한 신호도 보인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의 중장년층 이탈이 두드러졌고, 결제 추정액도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40~60대의 이탈이 눈에 띈다는 점은 단순한 이용자 수 회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즉, 앱을 다시 켜는 사람은 늘고 있어도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여기에 최근 쿠팡이 와우 멤버십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배송 최소 주문 금액 기준을 바꾸기로 한 점도 논란이다. 지금까지는 할인 전 금액이 1만9,800원 이상이면 무료배송이 가능했지만,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는 최종 결제 금액이 1만9,800원을 넘어야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와우 회원은 기존처럼 최소 주문 금액 제한 없이 무료배송을 받는다. 이 조치는 비회원 부담을 키워 사실상 유료 멤버십 유입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읽히고 있고, 소비자 반발도 적지 않다.

결국 지금의 쿠팡을 두고 “소비자는 역시 냄비”라고만 말하기는 어렵다. 분노가 사라졌다기보다, 불편을 감수하고 끝까지 떠날 만큼 대체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는 쪽이 더 현실적이다. 소비자는 분명 화를 냈지만, 동시에 가장 익숙하고 가장 편한 플랫폼으로 다시 돌아왔다. 플랫폼 시대의 충성도는 가치관보다 습관, 분노보다 편의가 더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쿠팡이 다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반등이 곧 신뢰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 수가 회복됐다는 숫자와, 소비자가 정말로 쿠팡을 다시 믿게 됐다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쿠팡이 이번 반등을 단순한 복귀로 착각한다면 또 한 번 더 큰 반작용을 맞을 수 있다. 소비자는 금방 돌아오기도 하지만, 돌아선 뒤에는 더 차갑게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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